공룡호가 사는 세상 이야기

삶을 살아가는 일이란.
참으로 복잡한 일이다.

일도, 공부도 그리고 사랑도.
해야 할 것들, 해결 해야 하는 것들은,
스택에 쌓이듯이 자꾸, 자꾸, 쌓여만 가는데,
해결되지 못한 꾸러미들이
여기저기 묶여져 널부러지고 있다.

누구보다 강하다고 생각했다.
누구보다 긍정적이었고,
누구보다 내 자신을 사랑했고, 믿었다.

스물 네 살의 겨울. 그리고 봄.

이제 내 나이 스물 다섯.
젋음의 가운데에 선 새벽.

무엇보다 지금 가장 큰 문제는 즐겁지 않다는 것.
여행이 필요하다. 사람들을 만나고, 살아있음을 느끼고,
충만했던 삶의 용기를 찾아와야 한다.

커피 한 잔.
들고 있는 손에 컵을 통해 전해져 오는 커피의 온기.
하루종일 내렸던 비로 인한 서늘한 공기.
그리고, 기석이 형이 사 온 담배 한 모금.
스피커로 흘러 나오는 Rainy day.

가슴 깊은 곳에서 뿜어져 나온 연기는
너무도 자유롭게, 천정으로 그리고 열려진 창문으로 흩어져 간다.

꽤 외로운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