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상다반사

성대 수술 그리고 며칠간의 일기.

  

목 수술을 했다. 정확히 말하면 성대 부근 혹을 제거하는 수술이다. 의사는 과도한 음성 사용을 원인으로 지적했지만, 평소 나의 음성 사용이 결코 많은 것이 아님은 나는 잘 알고 있다. 최근 들어 늘어난 강의와 회의, 프리젠테이션도 이전보다 많은 것이 사실이지만, 아마도 잦은 음주와 피로 그리고 스트레스와 흡연이 동반 된 상황에서 몇 차례 과도한 음성 사용이 원인임이 분명하다.


몇 주간의 약물 치료에도 불구하고 성대 부근에 생긴 혹은 작아지지 않았고, 시간이 지날 수록 발성에 어려움을 겪기 시작했다. 결국 의사의 권유에 따라 수술을 진행할 수 밖에 없었다.


수술은 전신마취 아래에서 약 30분간 그리고 비교적 간단하게 수술이 끝났다. 문제는 2주간 말을 할 수 없다는 점이다. 정확히는 말을 하지 않는 것이, 그래서 성대를 약 2주간 쉬도록 하는 것이 수술 이후 2차적인 치료라고 의사는 말했다.


불행히도 그것을 완전히 지킬 수는 없었다. 그것은 대단히 힘든 일이었다. 의사의 처방에 따라 퇴원을 하고 편안하게 집에서 쉬는 동안, 몇 가지 일이 일어났다. 대부분 사소한 일이어서 말을 하지 않고도 의사소통을 할 수 있었다.


사소하지 않은 한 가지 일을 언급하기 전에, 말을 하지 않고 의사소통을 하는 몇 가지 방법에 대해 잠깐 이야기 해 보고 싶다. 나는 언어를 배웠고, 문자와 말을 통해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그 중 말을 할 수 없으니 문자를 통해 의사소통을 하는 방법 외에는 다른 방법이 존재하지 않는다. 아주 간단한 의사소통이라면 몸짓을 통해 표현이 가능하겠지만, 수화를 배우지 않은 나로써는 불가능에 가까우며, 기본적으로 몸짓 또한 언어에 기반한다. 물 한잔 줄까- 라는 표현에 간단히 대답하는 방법은 손을  양쪽으로 흔들거나, 엄지와 검지를 동그랗게 말아 Okay를 표현하는 것 처럼.


어쨌거나 나는 간단한 몸짓과 문자를 통해서 의사소통을 할 수 밖에 없는데, 그 외에는 몸의 모든 기능이 정상적임에도 불구하고 예상보다 대단히 많은 제약을 느낀다. 2년 전 쯤 무릎을 심하게 다쳐 십자인대를 이식하는 수술을 진행했다. 몇 달간 올바로 움직일 수도 없었으며 재활치료를 해야 할 정도로 상태가 심각했다. 정상으로 돌아오는데에만 해도 족히 6개월은 걸렸다. 그러나 그 때 보다 더 큰 불편함을 겪고 있다. 말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다른 신체적인 장애에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크다.


새삼, 신체적인 장애에 대해 다시 생각해 본다.

그리고 사람들은 불필요한 말을 너무 많이 하고 산다.


그나저나 이 글을 쓰는 동안, 정작 하려던 사소하지 않은 한 가지 일이 사소한 일로 바뀌었다. 것 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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