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호가 사는 세상 이야기

덤벼!

일상다반사2008. 10. 5. 11:49
많은 일들이 일어났다.
너무 많은 일들이 일어나서, 대체 어디서 부터 정리해야 될 지 몰라 허덕거리고 있었다.
난, 이제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그렇지 않았던 모양이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났고, 다음 날 오후가 되어도 어질어질할 만큼 술도 마셨고, 출장도 다녀왔다.
돈을 너무 많이 써서, 이번 달은 월세, 교통비, 카드값, 생활비 빼고나면 남는 것도 없다.
망할 홍콩H 지수는 속을 바짝바짝 타게 만들고, 방 바닥은, 나 처럼 어디서 부터 정리해야 될 지 모를 만큼 어지럽고 복잡하다. 진행해야 하는 프로젝트는 아직 시작단계에 머물러 있다.
신경 써서 제자리에 놓아 두었던 것들이, 정신을 차려보니 모두 조금씩 어긋나 있는 느낌이다.

아름다운 사람을 잃었고, 아름답다는 사실도 잊어버렸었다.
그래서 나 또한 빛을 잃고 방황했고, 내가 내는 빛은, 그 사람이 내는 빛이라는 것 또한 깨달았다.

지난 주 였던가, 비가 내린 후 잠깐 초겨울 처럼 춥더니만, 요 며칠은 언제 그랬냐는 듯, 늦더위가 기승을 부렸다. 다음 주 부터는 비가 내리고 흐리단다. 가을이 오려나 보다.
더 이상 안좋아질 것도 없으니, 이젠 생기는 일 마다 좋은 일일 것이다.

땅은 비온 뒤에 더 굳는다고 했던가. 비오고 난 뒤 더 맑다고 했던가.
'덤벼라 세상아'를 외치던 대학 시절 그 때 처럼. 겁없이 달려들던 그 때 처럼.
바닥에 손 부터 짚고, 무릎 펴고 허리에 힘 주어 등을 세우고, 얼굴을 들어 앞을보고, 웃는 모습으로 입을 벌리고.

"덤벼!"

- to do -
겨울 준비하러 원석이와 외출.
밀린 빨래와 다림질.
출장 때문에 밀린 9월달 리뷰.
연을 쫓는 아이 모두 읽기.
다음 주 계획.
출장 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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