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호가 사는 세상 이야기

간만에 찾은 그 곳.
익숙한 풍경들.
여전히 비싼 오뎅을 팔고 있던 터미널 오뎅장사 아저씨.

이리 왔다, 저리 갔다. 간만에 누군가 기다려 보는 재미.
조금은 어색한 사람과의 인사. 눈에 확 들어오는 분홍색 핸들커버.
조금 어색한 조수석.
창문으로 들어오던 바람.
익숙한 바람냄새.
익숙한 도로.
익숙한 거리들.

일바질리코.
생각보다 괜찮았던 파스타.
남기긴 했지만, 한번 정도는 다시 들러보고 싶었던 곳.
골든 티켓. 선물을 하는 사람의 기분좋았던 마음.

난생 처음 그렇게나 붐비던 영화관.
내 빨대인지 니 빨대인지 햇갈렸던 순간.
알게 모르게 부딪혔던 팔꿈치.
조금은 가벼웠던 영화. 급했던 화장실.

순순히 넘겨주던 차키.
어색했던 운전대, 어색했던 좌석. 백미러.
탁 트인 도로. 상처를 말했던 내 입술.
이제는 없어져버린 로미오와 줄리엣.
보문 호를 바라보며 했던 저녁식사.
그 사람의 눈물.
아쉽게 만들어진 급경사.
약간의 설레임.

시간이 부족했던 하루.
꽤 괜찮았던 하루.
좋은 인연.

버스를 타며 태웠던 담배.
갑자기 떠올랐던 웃음. 아쉬움, 상처, 추억.
다시 담배를 꺼내 물던 내게, 운전기사 아저씨는.

"총각 그만피고 갑시다..."

' 나도, 이제는 그만하고 가야되지 않을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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