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호가 사는 세상 이야기

이력서를 총 54군데 제출했다.
학사경고 2번이나 받은 상태에서 3학년으로의 복학.
지금까지 2년동안 반 미친듯이 살아왔다.
이제 학부생활의 막바지에 서서 지난 시간을 돌이켜 보면, 참으로 많은 일들이 후회스럽기만 하다.

면접 16군데, 최종면접 5군데, 최종합격 1군데, 진행중 2군데.
기업 입장에서는 인재가 없다 하고, 구직자 입장에서는 갈 곳이 없다는게 취업 시장이라지만 이건 너무하다.
난 지방에 위치하고 있는데 면접을 보기 위해 쓴 차비와 숙식비만 합쳐도 족히 100만원은 될 듯 하다.
한 나라의 국민으로 대학교 졸업을 하고 이렇게 취업이 어렵다니.
이러니 공무원을 하겠다고 난리지.
하긴, 나라 탓을 할 것도 없다. 다 내가 부족한 탓. 그래도 취업 할 놈들은 잘 하더라.
내일 또 면접이다. 제일 가고 싶은 기업. 잘 하고 싶은데 그게 맘 처럼 쉬운 일이랴.
언제나 처럼 최선을 다 하는 수 밖에.

졸업 논문이 금주 금요일을 기점으로 심사가 종료된다.
총 3명의 심사위원 중, 2분에게 사인을 받았고 이제 최종심사에 들어가 있는 상태.
내일 아니면 모레쯤이면 이것도 끝이 나겠지.
아니구나, 학회에 투고할 논문 2-3편도 작성해야 하니, 12월도 그리 만만하지는 않을 터.

곧 대학원에서도 발표를 할 것이다.
합격이 될런지, 탈락 할런지는 모르겠다만,
된다 하여도 만사 제치고 석사 생활을 시작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는 것을 안다.
그래서 고민스럽다.

많은 일들이 끝이 나고 있다.
끝은 새로운 시작을 의미한다지.
내 새로운 시작은.
과연 어디서 첫 발을 내딛게 될런지.

꼭 닫힌 연구실 창문 틈으로 조금씩 새 들어오는 밤 바람이 차갑다.
주먹 불끈 쥐고 화이팅 한번,
그리고 나와 같은 고민을 하는 대한민국의 모든 이들을 위해서도 화이팅 한번 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