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호가 사는 세상 이야기

오전에 이어 오후에도 계속 신해철의 입시학원 광고 모델에 대한 이슈가 메타블로그에 랭크되고 있다.
사실, 나는 조금 다른 입장이지만, 그에 앞서 신해철에 대한 옹호를 하자는 것이 아님을 미리 밝힌다.
음료수 CF에 한 연예인이 모델로 출연했다고 치자. 그 연예인이 평소, 이 음료를 즐겨 마셨을까? 아니 먹어 본 적이나 있을까?

CF에 출연한 모델이, 해당 CF의 광고대상, 목적, 성격을 고려 할 필요가 있을까 하는 것이다.
모 연에인이 'A'아파트 CF에서 '저는 A 아파트에 삽니다' 라는 카피로 CF를 촬영했다. 얼마 후, 'B'아파트 CF에서 '살기 좋은 B 아파트'라는 카피로 CF를 촬영했다. 평소, 이 연예인은 자기가 살고 있는 집을 소개하는 TV프로그램에서, 자신은 주택에 살고 있으며, 아파트는 불편해서 살 지 못하겠다고 말한 바 있었다. 충분히 가능성 있고, 비슷한 예도 찾아보면 많을 것이다. 이런 것도 이슈가 될까?

신해철은 평소 사교육에 대한 비판을 공적인 자리에서 발언한 바 있으나, 사교육을 광고하는 CF에 출연했다.
이 행동을 가지고 일관성이라는 잣대를 근거로, 일관되지 못한 행동을 하였다고 판단할 수 있을까? 거꾸로 생각 해 보자.
'사교육을 광고하는 CF에 출연한 연예인은, 사교육에 대해 긍정적이다.'
'사교육을 광고하는 CF에 출연할 연예인은, 사교육에 대해 긍정적이거나, 적어도 부정적인 견해를 가지고 있지 않아야 한다'

연예인은 그들 자신의 발언과 행동들이 대중에게 영향을 미치는, 즉, 공인이라는 관점에서 생각 해 보면, 분명 성급한 판단이 아닐 수 없다. 대다수의 대중들은 "이자식, 평소에 사교육 반대니 어쩌니 하더니, 사교육 광고를 찍어?" 라고 할 것은 손바닥 들여다 보듯 뻔 한 사실이다. (사실,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다.) 하지만, 조금 다르게 생각 해 보면, 사교육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표명했다고 해서, 사교육 광고를 찍는 것이 문제가 된다는 것은, 조금 성격이 다른 것이 아닐까.

그는 광고 출연 이후, 자신의 교육관과 이번 광고와는 충돌되는 부분이 없다고 말했다. 사실 따지고 보면 맞는 말이 아닌가. CF는 말 그대로 CF일 뿐, 거기에 출연하는 모델이 교육관 까지 가져야 할 필요는 없는 것이 아닌가. 다만 CF가 수년 째, 사회적으로 많은 관심과 이슈가 집중되고 있는 교육, 그것도 사교육에 대한 광고라는 점. 그리고 모델이 평소 사교육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을 표명하던 신해철이라는 점. 그래서 대중의 관심이 다른 시시껄렁한(?) 그것들에 비해 훨씬 높다는 점들이 이번 이슈를 만들어 낸 것이 아닐까 생각 해 본다.
사실, 신해철은 좀 더 신중히 판단했어야 하는 것이 분명하나, 대중도 이번 CF 하나로 신해철의 인격이나 교육관 등을 비판하는 것 또한 성급하다는 생각을 해 본다.

신해철이 평소의 태도와 반대되는 CF에 출연한 사실을 가지고, 생각없는 것이 아니냐. 성급한 판단을 내린 것이 아니냐. 하는 비판을 하기 이전에, 내가 비판하는 지금 또한, 성급하게 겉만 보고 비판을 하는 것은 아닌지... 이번 일 뿐만이 아니다. 대상이 공인이든, 친구이든, 동료던 간에, 상대방을 비판하는 일은 날카로운 잣대를 들이대기 이전에, 좀 더 넉넉한 마음을 먼저 가질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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