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호가 사는 세상 이야기

연휴 정리

일상다반사2008. 12. 29. 01:07
4일간의 연휴를 정리하면서.
건강히 대구에 계신 부모님께 감사.
외로움 타실 부모님 곁을 늘 지켜준 동생에게 감사.
크리스마스 함께 한 그녀에게 감사.
간만에 만나 소주 한 잔 사준 꼴통 경찰 친구에게 감사.
취업 턱 낸다고 그 늦은 새벽,
택시타고 달려와 술도 안먹으면서 나 고꾸라질 때 까지 술 사준 친구에게도 감사.
초등학교 교실 구경 시켜준 그녀에게 감사.
사법고시 패스하고 멋지게 돌아와 날 찾아준 친구에게 감사.
간만에 마주한 10년지기 동생에게 감사.
피곤한 몸 이끌고 밥사주러 나온 그녀에게 또 한번 감사.
그리고 휴일날 출근해서, 갑자기 생긴 내 일 대신해준 남진씨, 도와준 차팀장님, 유과장님께 감사.

다섯명이 주문한 말도 안되는 민들레영토 코스요리를 시작으로,
오! 당신이 잠든사이, 로티보이 아메리카노, 이찌로 히레까스, 백세주 4병, 노래방.
피쉬앤그릴 참이슬, 스카 당구장, 버디 호가든, 스타벅스 아메리카노, 티니위니, 해지스,
범물초등학교 4학년 2반, 앙팡, 코페아 커피 아메리카노, 볏집삼겹살,
미즈, 크림고구마, 샐러드스파게티, 시애틀의 잠못이루는밤 아메리카노, 대구지하철 2호선

부모님, 동생, 춘미, 광덕, 순이, 동화, 재홍, 정은, 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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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hristmas eve

일상다반사2008. 12. 25. 04:00
이브다. 여차저차 고향 대구에 내려오니 반겨주는 이들이 많다.
몰래 대구에 내려와 동생이 일하는 회사로 몰래 숨어들어 한번 놀래켜주고,
내 초등학교 짝꿍은 자기도 남자친구가 없다며 내가 내려오길 기다렸다며, 저녁을 먹자고 반기고.
오랜지기 친구는 소주한잔 하자며 여자친구 빨리 집에 보내고 전화하겠다 하고.

저녁을 먹고 집에 돌아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고,
친구와 그리움 담은 소주 한 잔 기울이니 새벽 3시가 넘었다.

작년 오늘 나는, 나를 위해 아낌없이 내어주었던 그 사람과 같이 대구에 왔었던 것 같다.
미안한 마음, 고마운 마음. 따뜻한 겨울이다.

따뜻함을 함께 나누기 위해 자신보다 어려운 사람을 돕는 사람들에게는
좀 더 세상이 밝아질 것을 기대할 수 있는 희망을,
내 몸 하나 추스리기 힘든 이 추운 겨울을 혼자 나는 그들에게는
많은 사람들의 사랑이 나뉘어 지기를,
애틋한 이 마음 말하지 못해 가슴 졸이고 있는 그 누군가에겐
그 마음 그 대로 말 할 수 있는 용기를,
간만에 맞은 휴일에 친구들과 소주 한 잔 기울이는 사람들에게는
더 없이 든든한 우정을,
아름다운 사랑을 나누고 있는 연인들은,
평소 확인하지 못했던 서로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마지막으로, 외로운 크리스마스를 홀로 지새우는 이들에겐,
그 외로움 만큼의 아름다운 사람이,
그 앞에 서기를, 희망을, 사랑을, 용기를, 우정을.
마음껏 나눌 수 있는 크리스마스가 되어라.

아름다운 날이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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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을 만한 소설 책을 골라야 할 때,
내가 가장 눈여겨 보는 점은 그 소설 내에 등장하는 말줄임표의 빈도다.
뒤틀린 편견일지도 모르겠지만
나는 말줄임표가 적으면 적을 수록 좋은 작품임이 틀림없다고 생각한다.
글을 쓰는 이들은 흔히 말줄임표를 격양된 감정과 극적인 상황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는 일종의 공인된 기호라고 생각하기 일쑤다.
그러나 그 결과물은 언제나 실망스럽다.
말줄임표는 너무나 많은 의미를 가지기에,
제대로 된 의미는 단 하나도 전달할 수 없다.
게다가 말줄임표(침묵은) 소설 속에 나오는 그 어떤 인물도
'표현'할 수 있는 것 아니겠는가.
결국 소설에서의 진정성이란,
말줄임표를 얼마나 더 지울 수 있는가로 판가름나기 마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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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ake me to your heart.
take me to your soul.
bring me far away.
give me your hands and hold me. 

- I hope.., does not think that my mind is light
081207235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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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엔 눈이 내리지 않았었던가.
첫 눈이 오는데, 왜 눈이 너무 오랫만이라는 생각이 드는 건지 잘 모르겠다.

10번째 광주 출장.
이젠 여기도 익숙하다. 사람도 거리도 건물들도.
4일째 밤, 잠을 청하기 위해 담배연기가 가득한 방에 차가운 바람을 좀 넣을까. 커튼을 제꼈더니
함박눈이 내린다.

창문을 열고, 그 뒤에 버티고 선 모기장을 제끼고,
위를 봤다, 아래를 봤다.
고개를 조금 내밀었더니 머리에 차가운 그것이 내려와 앉는다.
몇 개 더 내려앉더니 이젠 그것이 녹아서 이마를 타고 코 위로 흐른다.
이마에선 차갑던 것이 코 위에서는 따뜻하다.

눈이 내려 건물들 지붕이 모두 흰색이다.
익숙했던 거리와 건물이 낯설어진다.

문득 뒤돌아 전화기를 들어 보니 새벽 1시가 넘었다.
기역부터 히읗까지 전화번호부를 돌렸는데, 마땅히 전화할 사람이 없다.
형님들 친구들에게 전화해서 눈온다고 호들갑 떨면 이게 오밤중에 미쳤다 할게 분명하다.

이런 날은, 지나간 옛 사랑을 그리워 해 보기도 하고.
유리창이 넓은 까페에서 아메리카노 한잔 마시는 것도 좋은데.
갑자기 낯설어져 버린 여기에, 그것도 혼자서 밖을 나갈 용기는 없고,

거꾸로 히읗부터 기역까지 혹시 놓친 사람은 없는지.
전화번호부를 돌리다가.
씁쓸한 커피 한잔 타서, 키보드를 두드린다.

첫눈이 내린다.
옛날, 아주 옛날에
내가 소년이었던 시절.
첫눈이 오면 거기 그 자리에서 그 시간에, 다시 만나기로 했던 사람이 있었는데.
나는 첫 눈이 오던 날, 첫 눈이 내리는 걸 모르고 있었다.
뒤늦게 알고서 나는 거기에서.
눈이 녹아 옷이 흠뻑 젖을 때 까지 그 사람을 기다렸는데.
끝내, 그 사람은 오지 않았다.
그리고 언젠가 부터, 그 사람이 먼저 왔다가 가버린거라고 믿기 시작했다.
그리고 몇 년이 지난 후, 숙녀가 된 그 사람이 내게 말해 주었다.
그 날, 내가 기다리는 걸 보고선 돌아갔다고.
만나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 잘 몰랐다고.

오늘도 첫눈이 내린다.
오늘 만나기로 했을 그 누군가들은,
꼭 다시 만나 손을 잡는 날이 되어라.

커피가 맛있다.
키보드도 좋다.
내일은 일찍 일어나서, 눈 밟으면서 출근해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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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afe, mizmoren

일상다반사2008. 10. 27. 02:00
미즈모렌 다녀왔다.
내가 멍청해서 찾는데 한참이나 걸렸다.
10월 2일날 다녀왔는데, 이제야 포스팅 한다.
약간 신맛이 나면, 오래된 원두라고들 하는데, 난 괜찮더라.
간만에 먹는 더치커피라 더 괜찮았던 곳. 다만, 중간에 나오는 초콜릿은 안나왔으면 좋겠다.
그 맛이 너무 진해서, 먹고 나면 커피 맛을 올바로 느낄 수가 없다.
함께 가 준 세현이도 고맙고. 자주 찾게 될 것 같다.
원래 커피를 마시지 않는다던 녀석이 이걸 먹더니 심장이 두근거려서, 잠을 못잤다나..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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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길에 미끄러졌을 때,
브레이크를 밟으면 죽는다.

어차피, 미끄러지는 거라면,
악셀을 밟고 조금이라도 더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

힘든 하루를 마치고 돌아와 늦은 드라마를 다시 보며,
꿈뻑꿈뻑 졸고있던 내 귀를 울린 두 마디.

지금 내가 미끄러진 것이 분명하다고 하고,
여태껏 브레이크를 밟으려 애 쓰다 보니 여기까지 왔다고 한다면,
나는 이제라도 악셀을 밟으면 되는 것인가.
그럼 난 살 수 있는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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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15  (0) 2008.10.15

남자가 말했다.
말하지 않아도 다 알아야 한다고
표현하지 않아도 다 알아야 한다고
그리워하는거,
생각하는거,
보고싶은거,
사랑하는거


여자가 말했다.
다 알고 있어도 듣고 싶다고
표현하지 않아도 다 알 수 있어도 듣고 싶다고
그립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보고싶다고,
사랑한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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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득,

일상다반사2008. 10. 20. 02:27
문득,
사진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냥 담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든지.

이미 담겨 있는 것 말고,
내가 담는 행위를 하고 싶은 거다.
그 행위가 끝나고 담긴 그것을 보고 싶은 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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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11-15

일상다반사2008. 10. 15. 00:21


어느날 누가 내게 묻는다. 추억이 있느냐고.
그렇게 누군가가 아무 생각없이 물었을때 나는 뭐라고 답할까.
저기 보이는 나뭇잎만큼 많았다고 말해야 하나.
아니면 저기 떨어져 있는 낙엽만큼 많았다고 해야하나.

사진보며 웃으며 생각할 추억도 있었고, 담배하나 태워야 할 추억도 있었고,
소주한잔 마셔야 할 추억도 있었고, 한참동안 기억해 내야할 추억도 있었다고 말해야 하나.

책상앞에 앉아 창문밖의 손에 바스라질듯한 노을이 예뻤다고,
여행하며 지쳐있던 나에게 하늘빛 구름은 가슴 벅찼다고,
친구와 웃고 울던 술자리는 지금도 환한 불빛이라고,
처음 숨쉬지 못할만큼 가슴 두근거린 경우는 그때였다고.

그렇게 아무 생각없이 묻던 사람에게.
당신은 어땠냐고 아무생각없이 되물으면서 술한잔. 훗ㅡ

그리고. 그땐 몰랐지만 그때가 가장 좋았다고.

2001-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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