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호가 사는 세상 이야기

폐기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쓰려니 용도가 불분명하고,

이것 참 어쩌나.


버스타기

일상다반사2012. 4. 3. 22:00

퇴근 길, 버스에 올랐더니 지갑이 없다. 버스는 이미 출발하였는데 기사님께 말씀 드렸더니 다음 정류장에 세워주셨다. 내리라는 것이다. 몇 년에 한 번 겪을만한 일이라 버스기사가 야속하게 느껴졌다. 버스기사는 하루에도 몇 번씩 나와 같은 승객을 만날 지 모른다고 생각하니 기분이 조금 나았다. 내릴 때 눈이 마주친 앞자리에 앉은 여고생은 마스크 뒤에서 웃고있음이 분명했다. 왠지 창피한 생각이 들었다. 주머니와 가방을 뒤져 보았다. 백원짜리 한푼 없다는 사실을 알고나니 막막해졌다.

사무실로 돌아가 선배에게 2만원을 꾸었다. 다시 한 참을 기다렸다. 내가 기다리는 버스는 배차시간이 길다. 다시 버스에 올랐다. 버스비를 내기 위해 주머니에 손을 넣으면서 불현듯 만원짜리는 기사님이 곤란해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은 현금을 내고 타는 사람이 드물다. 역시나 버스기사는 당황해하며 말했다.

"그냥 타세요"

좀 전에 탔을 때 좀 태워줄 것을. 버스는 만원이었는데 갑자기 억울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기껏 돈을 빌려왔는데 무임승차를 하게 되다니. 나는 돈이 있다고.

다음 정류장에서 내렸다. 편의점에가서 잔돈으로 바꾸어 줄 수 있냐고 물었고, 직원이 대답했다.

"어떻게 바꾸어 드릴까요?"

그러고 보니 나는 버스비가 얼만지 모르고 있었다. 나는 정확한 금액을 지불하고 재빨리 자리에 앉는 상상을 했다. 백원 짜리까지 바꾸어야 했는데, 버스비가 얼만지 잠시 생각하는 동안 편의점 직원은 천 원 짜리 열장을 내밀었다. 깜빡 잊어버린 듯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에쎄 순 영점 일 미리 한 갑 주시고, 잔돈은 백 원 짜리로 주세요"

주머니에는 칠천 오백 원이 있다. 게다가 오백 원은 잔돈으로 준비되었다. 이제 버스비가 얼마인지만 알면 버스기사와 단 한마디도 나누지 않고 한 번에 지나칠 수 있다. 버스에 올라서서 버스기사에게 버스비를 묻고 주머니에서 지폐와 잔돈을 꺼내어 세는 모습은 추하다고 생각했다. 그런 추한 모습은 보이지 않아야 했다. 스마트폰으로 버스비를 검색했다. 내가 탈 광역 버스비는 이천 백 원이었다. 주머니에 있는 백 원 짜리 다섯 개를 만지작 거리며 정류장으로 다시 향했다. 손 냄새를 맡으면 날 것 같은 비릿한 돈 냄새를 상상했다. 

버스가 왔다. 먼저 버스에 올라 탄 사람들은 카드를 대고 자연스럽게 자리를 찾아간다. 나는 현금이지만 그들과 다르지 않게 행동해야 했다. 버스에 한 걸음 올라서서 현금을 받는 통을 보고나니, 정확히 이천 백 원을 맞추어 놓지 않았음이 생각났다. 한 걸음 더 오르며 주머니에 손을 넣고 현금을 모두 꺼내보니 만 원 짜리 한 장, 오천 원 짜리 한 장, 천 원 짜리 두 장, 백 원 짜리 다섯 개가 나왔다. 그 중에 천 원 짜리 두개와 백 원 짜리 1개를 고르는 동안 이미 내 차례가 왔다. 뒤에 있던 사람은 이미 카드를 찍고 나를 쳐다보고 있었다. 계획은 실패였다. 마지막에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모든 것이 준비되었음에도 치밀한 준비를 하지 못한 탓이었다.

문득 창 밖을 보니 어느 새 버스는 목적지 근처에 와 있었다. 집으로 가는 버스로 환승을 해야 하는데 환승을 하면 다시 버스비를 지불해야 한다는 사실을 이제와서야 깨달았다. 한 번의 기회가 더 있다는 사실도!

마을 버스는 무려 천 원이 싼, 천 백원임을 생각하며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앉은 자세에서 주머니에 손을 넣는 일은 쉽지 않은 일이다. 거기다 나는 버스 뒷 바퀴 위에 앉아 있다. 다음 버스비는 내려서 준비해도 늦지 않을 거라 생각했다. 혹시라도 천 백원이 아니면 낭패라는 생각에 다시 한 번 버스비를 검색했다. 천 백원이 확실했다. 천 백원. 이번에는 실수하지 않으리라.

버스는 정류장 근처에 카니발 한 대는 족히 지나갈 만한 거리를 두고 정지했다. 문이 열리고 나는 제일 먼저 내렸다. 혹시라도 그 찰나에 오토바이라도 지나가면 큰 사고가 날 거라는 생각을 했다. 내리면서 우측을 보았더니 환승 해야 할 버스가 바로 뒤에 서 있다. 이런 상황은 고려하지 못했다. 버스를 향해 종종걸음으로 뛰었다. 이미 탈 사람들은 모두 탔는지 버스에 오르는 사람은 없었다. 뛰면서 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천 백원을 만들어야 했다. 어차피 동전은 모두 백원짜리니 자연스럽게 백원짜리 하나를 넣으면서  지폐중에 천 원짜리 하나를 골라 자연스럽게 넣고 타면 된다고 생각했다. 그 찰나에도 지갑이 없으니 주머니가 참 지저분해 진다고 생각했다.

버스에 오르자 마자 문이 닫히고 버스가 출발했다. 주머니에 넣은 손을 빼면서 깨달았다. 이미 천 원 짜리를 모두 지불했고, 남은 지폐중에는 천 원 짜리가 없다는 사실을. 결국 버스기사에게 말을 꺼내야 하는 상황이 되어 버렸다. 

"오 천원 짜리 인데 혹시 거슬러 주실 수 있으세요?"

버스기사는 친절하게 천 원짜리 넉장을 거슬러 주었다. 버스기사의 친절이 배인 미소는 내게 더욱 패배감을 안겨주었다. 두번이나 주어진 기회에서 한 번도 성공하지 못했다.

정류장에 내려 길을 걸으면서 내일 한 번 더 도전해야겠다고 생각했다.

하루종일 내리던 비는 어느 새 눈으로 바뀌어 있었다.

---

'자연스럽게 버스타기'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무척이나 쉬운 일임에도 불구하고 늘 카드만 찍고 버스를 타다 보니 '자연스럽게 버스타기'를 성공하기 위해 거쳐야 하는 절차 중 '아주 작은 부분'들을 간과했던 것이 실패의 원인이었다.

살아가면서 많은 일을 겪는다. 하다 못해 서점에서 책을 사러 갈 때에도 마찬가지다. 책을 사야 할 일이 생기면 막연히 서점에 갈 뿐, 그 책이 교양서적으로 분류되는지, 사회과학으로 분류되는지, 등을 생각하지 않는다. 서점에 도착하면 그제서야 사려고 했던 책이 어떤 분류였는지 생각한다. 그리고 책꽂이에서 책을 무작정 찾기 시작한다. 그렇게 찾아지면 다행인데, 대부분은 쉽게 찾아지지 않는다. 도서 검색대로 가서 책을 찾고, 표시된 코너로 가서 책을 찾는 과정을 나 또한 늘 반복했다.

서점에서의 책을 고르는데 무슨 프로세스가 필요하냐고 반문할지 모른다. 그렇다, 서점에서는 그다지 중요하지 않다. 그런데 대부분의 사람들은 일을 할 때에도 이런 식으로 한다. 드라이버 부터 돌리고 시작하고, 일단 코드를 짜 보고 시작한다. 그러다 안되면 처음으로 다시 돌아가서 관련 문서를 찾는다. 그제서야 잘못을 깨닫지만, 다음에도 같은 방법으로 접근한다.

적당히 할 일이 아니라면,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서 일 해야 한다.

마치 '자연스럽게 버스타기' 처럼.

수동태는 절대로 피해야 할 것.
회의는 7시에 개최될 예정입니다- 말고,
회의 시간은 7시입니다- 라고.
나의 첫 키스는 셰이나와 나의 사랑이 시작된 계기로서 나에게 길이길이 기억될 것이다- 말고, 
셰이나와 나의 사랑은 첫 키스로 시작했다. 나는 그 일을 잊을 수가 없다- 라고. 

필요 없는 부사도 피할것.
  그는 문을 굳게 닫았다- 여기서 '굳게'라는 부사가 정말 필요한 것인지 생각해보라. 물론 이 문장은 '그는 문을 닫았다'와 '그는 문을 꽝 닫았다'사이의 어떤 다른상황을 표현한다고 주장할 수도 있을 텐데, 나도 반대할 생각은 없다. 그러나 문맥이 있지 않은가? '그는 문을 굳게 닫았다'라는 문장에 앞서 이미 자세한 (비록 감동적이지는 않더라도) 설명이 나왔을 것이 아닌가? 그것을 읽었다면 그가 문을 어떻게 닫았는지 쯤은 충분히 짐작할 수 있지 않을까?
  부사는 민들레와 같다. 잔디밭에 한 포기가 돋아나면 제법 예쁘고 독특해 보인다. 그러나 이때 곧바로 뽑아버리지 않으면 이튿날엔 다섯 포기가 돋아나고, 그 다음날엔 50포기가 돋아나고, 그러다 보면 여러분의 잔디밭은 철저하게(totally), 완벽하게(completely), 어지럽게(profligately) 민들레로 뒤덮이고 만다.

또한, 대화 설명에 부사를 사용하는 것 또한 지극히 드물고 특별한 경우로 국한해야 한다.
애써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
"그거 내려놔요!" 하고 그녀가 소리쳤다.
"돌려줘." 그는 애원했다. "내것이잖아."
"바보처럼 굴지 말게, 지킬" 하고 어터슨이 말했다.

"그거 내려놔요!" 하고 그녀가 위협적으로소리쳤다.
"돌려줘." 그는 비굴하게 애원했다. "내것이잖아."
"바보처럼 굴지 말게, 지킬" 하고 어터슨이 경멸조로 말했다.

- Stephen King, 유혹하는 글쓰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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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시절,
나는 덩치가 큰 앞자리 친구의 등뒤에 바싹 붙어앉아 소설책 읽는 것을 좋아했다.
고등학교를 다닐 때에는 이어폰을 꽂은 귀를 손바닥으로 가리고 턱을 괸 척하고는 음악을 들으며 창 밖을 바라보는 것을 좋아했다.
대학을 다닐 때에는 (예쁜)여자들이 있는 모임에 참가하는 것을 좋아했다. 물론, 그렇지 않은 척을 잘 해야 했다.(당연히 특별한 수확(?)은 없었지만)
제대를 하고 복학을 했을 때 부터, 처음으로 공부가 재미있을수도 있다는 생각을 했고, 늘 음악을 곁에 두었으며, 틈 나는 대로 책을 읽었다. 어려운 숙제를 마치고 나면 하얗게 아침이 밝아오기 일쑤였지만, 글을 쓰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았으며, 사나흘에 한 번은 영화를 보았다.(고전에 관심을 기울이기 시작했던 것도 이 때이다.)

몇 년이 지난 지금,
원하는 책을 사 볼수 있는 경제력과 사들이는 책에 비해 읽는 양은 턱 없이 모자라다. 이사를 하면서 새로 장만한 책장에는 이제 보지않은 책을 꽂는 칸을 따로 마련할 정도가 되었다. 습작은 커녕, 짧은 에세이 하나 적는 일이 그렇게 힘들 수가 없다. 사실 시도는 종종 하지만 스스로 부끄러워 그만둘 때가 더 많다. 몇 개월 째, 음악감상이라고는 제대로 해 본 적이 없다. 가끔, 영화를 보긴 하지만 자지러지게 웃거나, 눈물이 흐르진 않더라도 목이 메이는 일 또한 손꼽을 정도이다. 충분히 슬픈 영화를 보고, 옆 자리에 앉은 사람(들)의 눈물을 보았는데 나는 아무렇지 않을 때가 많다. 기쁨과 슬픔도 내성이 있어, 받았던 감동과 슬픔보다 더 큰 강도의 그것을 받지 않으면 안되는 것일까.

분명히 나는 지금,
정서적 질식 상태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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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og Renovatio

일상다반사2012. 2. 7. 04:58
도메인이 만료되었다는 메일 수신을 수 차례,
바쁜 탓으로 돌리기에는 부끄러울 만큼 바쁘지 않다. 애정이 없었다고 해 두자.
문득 그냥 버리기엔 아쉬운 생각이 들어 연장을 하려고 보니, 이미 주인이 바뀌어 있다.
도메인에 대한 애정이 없었던 것이 아니라, 블로그에 무관심했던것을 뒤늦게야 깨닫고는,
달리 나를 표현할 도메인이 없어, 이름으로 작명한 가장 싼 가격의 도메인을 구입했다.
리퍼러 로그를 확인하니, 아쉬운 마음은 더욱 커진다.
있을 때 잘해야 하는 그것은 비단 여자뿐만이 아닌가보다.



내가 아빠가 된단다.
1년 이상 주말부부를 한 뒤, 함께 살게된 지 얼마 지나지 않은 터라,
사실, 큰 기대를 하지 않았었던 병원 행.

축하합니다!

대기실에 앉아 잡스런 생각을 하던 머리속이 하얗게 비워지면서,
본능적으로 입꼬리가 올라갔다.
의사에게 감사할 일은 사실 없다. 사실을 전달해준 것 뿐이니까.
그런데도 감사하다.
병원 문을 나서니, 온 세상이 핑크빛이다.

아빠가 된단다.
아빠.
아빠.
행복한 날이구나. 

11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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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래, 주위 일부 사람들이 10원 경매에 참여해서 싼 가격에 물건을 낙찰받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실제 낙찰을 받아보지 않은 비경험자 또한 10원 경매에 관해 많은 관심을 가지고 있는 듯 하다. 경매는 여러가지 종류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경매라 함은, 해당 물건 또는 재화의 시중가보다 적은 금액으로 시작하여, 입찰자들이 일정 금액을 입찰(누적)하고 가격을 상승시켜  가면서, 더 이상 입찰자가 없을 경우 마지막 입찰자가 낙찰되는 방식일반적이다.

무료 봉사가 아니라면, 이것으로 수익을 창출하기 위해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일테고.
입찰에 참여하는 사람 모두, 물건 또는 재화의 시중가보다 저렴한 금액에 해당 물건을 취하기 위해서 참여한다.
그럼 이 모든 사람들이 이익을 보는 시스템인가? 과연 그런 시스템이 가능할까?
조금 자세히 들여다 보자.

규칙 1 > 경매는 10원 단위로 이루어진다 (실제로 아님)
온라인에서 경매는 10원 단위로 이루어지는 것이 맞다. 그러나, 입찰에 참여하는 10원짜리는 실제 현금이 아니며, 칩일 뿐이다.
10원짜리는 일반적으로 500원에 판매한다.(보다 저렴할 수도 비쌀 수도 있다.) 즉, 1번 입찰에 참여할 때 마다, 500원을 사용하여 참여하는 것.

규칙 2 > 경매에 아무나 참여할 수 있다 (실제로 아님)
일반적으로 경매는 아무나 참여할 수 있다. 그러나, 10원 경매는 그렇지 않다. 뭔가 조건이 있어야만 참여할 수 있다기 보다는, 참여를 했다가 물건을 낙찰받지 못하면, 제 값을 치르고 물건을 구매해야 한다. 물론, 원하면 구매를 하지 않을 수도 있겠지만, 그럴 경우 입찰에 참여했던 금액을 돌려받지 못한다.(일반적인 경매에서는 입찰에 참여를 했다가 낙찰받지 못할 경우, 입찰금액을 돌려받지만 10원 경매는 그렇지 않다)
아이템을 사용할 경우, 입찰에 소모한 금액을 돌려주는 아이템이 존재하는 곳도 있으나, 이 또한 무료로 제공되는 것은 아닐 터.

위 2가지 규칙 말고도 많은 규칙이 있지만, 실제 경매와 가장 큰 차이점과 일반인이 오해하기 쉬운 부분이 위 2가지 규칙이 아닐까 한다. 위 2가지 규칙만 가지고, 실제로 얼마나 이익을 볼 가능성이 있을지 생각 해 보자. 아래는 가정이다.

1. 5만원 짜리 물건을 10원 경매로 시작한다.
2. 시작가는 10원이다.
3. 경매 시작시간은 오전 10시 마감시간은 밤 10시이다. (12시간)

일반적으로 경매가 시작되면, 마감시간이 임박해져 올 때 까지는 별다른 변화가 없다.
최초 입찰자 외에는 입찰하지 않는 것이 대부분이다. 아직 많은 시간이 남아 있기 때문에 입찰이 큰 의미가 없다.
경매마감 1-2분 정도가 되면, 입찰자가 발생하기 시작한다.(물론 그 전에 발생할 수도 있다.)
경매에는 총 10명이 참가하였으며, 그 중 3명은 각각 10회만 입찰을 한 뒤 입찰을 중지했다. [가정]
나머지 7명이 계속해서 경쟁하며 해당 물품의 가격을 3,000원까지 끌어올렸다. [가정]
그 중 1명3,000원에 낙찰되었다.

--
위 내용을 가지고 분석을 해 보자.
일단, 10원에서 시작한 물품이 3,000원이 되려면, 300회 입찰이 시도 되었다.

최초, 각각 10회씩 입찰을 실시한 3명이 입찰에 참여한 금액은 10원 * 10회 = 100원.
>실제 투자된 금액 : 10회 X 500원 = 5,000원<
>물건가격이 5만원이므로, 차액인 45,000원을 추가로 지불하고 물건을 구매<

나머지 7명은, 총 300회의 입찰시도 중, 3명의 입찰회수 30회를 제외한 270회를 시도하였다.
7명의 입찰 참여 회수를 가정하기는 쉽지 않지만, 일반적으로 경매가 임박하게 되면, 비슷한 회수로 입찰 시도를 하게 된다. 아래는 가정이다.
낙찰자 : 41회 X 500 = 20,500 투자 (입찰 시, 보이는 금액 : 41회 X 10원 = 410원)
비낙찰자 A : 38회 X 500 = 19,000 투자 (입찰 시, 보이는 금액 : 38회 X 10원 = 380원)
비낙찰자 B : 38회 X 500 = 19,000 투자 (입찰 시, 보이는 금액 : 38회 X 10원 = 380원)
비낙찰자 C : 40회 X 500 = 20,000 투자 (입찰 시, 보이는 금액 : 40회 X 10원 = 400원)
비낙찰자 D : 35회 X 500 = 17,500 투자 (입찰 시, 보이는 금액 : 35회 X 10원 = 350원)
비낙찰자 E : 38회 X 500 = 19,000 투자 (입찰 시, 보이는 금액 : 38회 X 10원 = 380원)
비낙찰자 F : 40회 X 500 = 20,000 투자 (입찰 시, 보이는 금액 : 40회 X 10원 = 400원)
---------------------------------
위와 같이 계산할 수 있다. 비낙찰자는 10회 참여자와 마찬가지로, 참여회수가 많다고 해서 참여회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사람들에 비해서 손해를 보지는 않는다. 물건가격에서 투자금액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을 추가결제하고 물건을 구매하면 된다.
중요한 것은, 물건을 구매할 의사가 있는 사람들이 경매에 참여해야 한다는 의미가 된다. 그렇지 않으면 손해가 발생할 수 있다.
또한 여기의 물건가격이 인터넷 최저가와 비교하여 얼마만큼의 차액이 존재하는 지 또한 추가적인 척도가 될 것이다.

마지막으로 낙찰자를 보자.
투자금액 20,500은 회수되지 않는다. 낙찰가 또한 지불해야 한다.
즉, 물건이 3,000원에 최종낙찰 되었지만, 물건을 낙찰받기 위해 투자된 금액은 20,500에, 낙찰금액 3,000을 더하여,
20,500 + 3,000 = 23,500을 지불하여야만 물건을 취할 수 있다는 의미가 된다.
3,000원에 낙찰이 되었다 하여, 3,000원만 지불하는 것은 절대로 아니므로 주의할 것.

위 경매를 종합하면 아래와 같다.
입찰을 하기 위해 총 투자된 금액 : 150,000원
최초 10회만 입찰에 참여한 입찰자가 추가로 지불할 금액 : 45,000 X 3명 = 135,000원
낙찰자가 추가로 지불할 금액 : 3,000원
비낙찰자가 추가로 지불할 금액 : 비낙찰자A+B+C+D+E+F = 185,500원
-------------------------------------------------------
이 경매를 위해 10명이 지불할 총 금액의 합 : 150,000 + 135,000 + 3,000 + 185,500 = 473,500원
5만원 짜리 상품권을 그냥 10명에게 팔았을 경우 : 500,000원
차액 : 26,500원
즉, 10원 경매의 서비스 제공자 또는 판매자가 손해를 보는 금액 = 낙찰자가 이득을 취한 금액 이 된다.
대신 물건을 10대 판매할 수 있으며, 비낙찰자가 모두 물건을 구매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입찰에 참여한 금액을 취할 수 있다.

위의 가정은 50,000 짜리 물건이 3,000원에 낙찰되었음을 가정하였다.
조금 더 가정 낙찰금액을 높여서, 2배인 6,000원에 낙찰되었다고 가정 해 보자.
6,000원에 낙찰이 되려면 600회의 입찰시도. 참여한 모든 사람의 투자금액은 600회 X 500원 = 300,000원
동일한 사람들이 입찰을 하였다고 가정하면, 입찰회수가 약 2배가 된다고 가정할 수 있게 되는데, 낙찰자같은 경우에는 약 80회에 달하는 입찰을 시도했다고 가정할 수 있다. 80회 X 500원 = 40,000원.
여기에 낙찰금액인 6,000원이 추가되면, 46,000원.
배송비 까지 존재하는 경우라면 낙찰이 되었다 하더라도, 큰 이득을 볼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한다.

10원 경매.
한 줄로 요약하면 아래와 같을 것이다.
'꼭 필요한 물건일 경우, 제 값을 모두 치르고 구매한다는 생각으로 시도할 것'
위 생각으로 접근한다면, 서비스 제공자 및 구매자 모두 불편함이 없는 경매가 될 수도 있겠다.

-----
위 내용은 사실을 바탕으로 필자가 겪은 내용을 첨가하여 가정한 내용이므로 사실과 다를 수 있음.
일부 사실과 다른 경우, 해당 내용에 대해 고지해 주시면, 수정 또는 삭제하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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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밤 늦게 잠이 오질 않아, 영화 소셜네트워크를 보았다. 짧게 말하면 영화는 정말 별로였다. 대부분의 내용이 소송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 소송이 진행되면서 그 간의 이야기그림들을 맞추어가는 진부한 방식으로 구성되어있다. 이런식의 스토리라면 차라리 다큐에 더 가까운 느낌마저 든다. FB이 제안되고 발전되어나간 스토리를 더 중점적으로 다루고, 이것이 세상에 알려지는 과정에서 겪었던 수많은 문제와 버그들. 그리고 그것들을 해결해 나가면서 얻은 희열들을 그리고, 소송에 대한 내용은 조금 가볍게 다루어 주었으면 훨씬 흥미로운 영화가 되었을 터인데. 아쉬움이 많이 남는다. 딱 하나, 사용자의 연애상태에 대한 기능을 넣기 위해 기숙사로 달려가는 장면. 그 뿐이다. 그 외에는 FB을 개발하면서 부딪히는 어려움이나 희열등을 그리지 못했다. 심지어 주커버그가 숀 파커를 만나고 캘리포니아로 일터를 옮긴 후에도 그 곳에서 정확히 무슨 일을 하는지에 대해서 전혀 그리지 못하고 있다. 에두아르도가 주커버그와 떨어지면서 본격화되는 숀 파커와의 마찰 그리고 그 사이에서 겪는 갈등을 그리고 있을 뿐이다. 마지막에서 공동창립자 코멘트가 나올 때엔 이 영화가 마치 누군가를 변호한다는 느낌마저 든다.

많은 사람들이 나와 비슷한 느낌을 받았을 것으로 생각한다. 이것을 국내 배급사의 탓으로 돌려야 할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영화는 다른 사실을 말하고 있다. 감독이 FB을 극화화 하여 말하고자 했던 것은 위에서 기술했던 그 무엇도 아니다.

'5억명의 가상 친구. 그리고 1명의 진정한 친구'

당신은 무엇을 원하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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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그리고 시작.  (1) 2010.04.29



간만에 갖는 여유로운 평일 오후, 회사도 그만 두었겠다, 편안한 마음으로 혼자 우산을 들고 산에 올랐습니다.
한발 한발 내딛는 발자국 소리도 들리지 않을 만큼, 내리는 비가 우산에 부딪히는 소리가 탁탁탁 하고 귓가를 때려댑니다.
절반 쯤 올랐을까, 앞도 뒤도 온통 안개 투성입니다. 비가 오는 오후라 인적도 없습니다.
늘 누군가와 함께 있음에 익숙했고, 늘 당장에 해야 할 일이 있었습니다.
곁에는 아무도 없고, 해야 할 일도 없는 지금의 내 모습이 등산로 가운에 멀뚱히 우산을 들고 서 있는 내 모습 같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과연 나는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올라왔는지, 무엇을 위해 여기까지 달려왔는지,
이제 와 돌아보니 잘 모르겠습니다. 저 만치 자욱하게 끼어있는 안개는 알 수 없는 내일 같기도 합니다.
이런 저런 생각을 하면서 가빠진 숨을 고르고, 다시 정상으로 발을 내딛었습니다.
...

20080107 - 20101210 / 1069일, 2년 11개월 10일 in FKL

나 처럼 부족한 것이 많은 사람을 받아주었던 곳을 떠났습니다.
사회에 첫 발을 디디고, 좋은 사람들과 함께했던 지난 3년.
때로는 따끔한 채찍질을, 때로는 따스한 위로를 해 주셨던 많은 선배들과 부대끼며,
함께 해 온 시간이 어느덧 3년.

여느 때와 같이 마지막이 되어서 처음을 생각합니다.
이제 조금 더 넓은 세상으로 나가려는 내게, 많은 분들이 많은 이야기를 해 주셨습니다.
나가서도 여기를 잊지 말라셨던 분, 이젠 여길 잊고 힘차게 걸어나가라 해 주신 분.
아쉬운 말씀, 따끔한 충고 속에서 가슴에 남는 한 마디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기술하면, 그 무게가 가벼워질 까봐 가슴 속에서 곱씹고 싶습니다.

제게 믿음과 신뢰를 보내주셨던 부장님 상무님 이하 부족한 저를 이끌어주었던 많은 선배님들.
이 모든 것들, 후지쯔 이름으로 기억하고 싶습니다.
건승을 빌겠습니다. 그 동안 진심으로 감사했습니다.

안녕, 후지쯔, 화이팅 권용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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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하나의 폼 안에 2개 이상의 버튼이 있을 경우, 그리고 이 버튼의 type이 submit일 경우,
각기 다른 action을 가진 버튼이 있다손 치더라도 모조리 submit 되어버린다.
방법은 간단하다. 버튼의 type을 button으로 정의하고, 해당 버튼에 onClick 이벤트를 걸어준다.
그리고 스크립트를 작성하여 스크립트 내에서 폼의 유효성 검사를 하고 form.submit()을 마지막에 수행하도록 한다.

예제#1(스크립트)
<script>
function mySubmit(index) {
if (index == 1) {
document.myForm.action='page1.html';
}
if (index == 2) {
document.myForm.action='page2.html';
}
document.myForm.submit();
}
</script>

예제#1(호출)
<form name='myForm' method='post'>
<input type='button' onClick='mySubmit(1)'>
<input type='button' onClick='mySubmit(2)'>
</form>

위 처럼 코드를 작성하면 page1, page2로 각각 submit이 가능하다.
약간 응용(?)을 하면 아래와 같은 코드도 가능하다.

예제#2 (스크립트)
<script>
function mySubmit() {
var element = document.myForm.text1.value;
window.open('popup.html?txtval='+element,'','width=50,height=50');
}
</script>

예제#2 (호출)
<form name='myForm' method='post' action='next.html'>
<input type='text' name='text1'>
<input type='button' onClick='mySubmit()'>
<input type='submit'>
</form>

위와 같이 코드를 작성하면, 호출 측에서 submit 버튼을 클릭할 경우, 폼의 기본 전송파일인, next.html로 폼이 submit 된다.
그러나 type이 button으로 설정된 버튼을 선택할 경우에는, text1 값을 post방식으로 팝업창(popup.html, 50x50)을 띄워 개별적으로 submit 할 수 있다.

팔자에도 없는 웹 개발을 시작하게 되니, 별 것들이 다 막힌다.
혹시라도 모르시는 분들을 위해,
그리고 나의 기억력을 위해,
포스팅.